전통시장은 오랜 시간 ‘직접 가야만 물건을 살 수 있는 곳’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빠르게 변하는 소비문화와 언택트 트렌드에 발맞추기 위해, 국내 곳곳의 전통 시장도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AI 기반 배달 서비스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오늘은 시장 상점 연합 배송에서 주문앱 구축, 라이더 시스템의 진화에 이르는 디지털 혁신 현장을 들여다보며, 상인과 고객 모두에게 찾아온 변화와 미래를 살펴보겠습니다.
시장 상점 연합 배송의 탄생과 성장, 전통 시장이 ‘하나의 마트’가 되다
전통 시장은 다양한 점포가 모인 공동체로, 각각의 상점에서 원하는 상품을 살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하지만 이런 다양성이 “한 번에 여러 상점의 물건을 살 수 없다”는 ‘구매 동선의 비효율성’으로도 작용했습니다. AI 기반 ‘상점 연합 배송 서비스’는 바로 이러한 시장 구조의 문제를 해결하며 디지털 전환의 물꼬를 텄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서울 망원시장과 신안동 중앙시장, 부산 부전시장 등입니다. 이들 시장은 상점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온라인 주문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소비자가 마치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듯, 앱이나 웹사이트에서 여러 점포의 상품을 한꺼번에 장바구니에 담아 결제할 수 있게 한 것입니다. AI는 각 상점의 재고 현황, 주문 처리 속도, 배송 경로를 분석해 가장 효율적인 피킹 및 묶음 배송 동선을 설계합니다. 이런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단골 손님은 물론, 한 번도 방문해보지 않은 2030세대나 외국인 관광객까지 손쉽게 시장 상품을 집에서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상점 연합 배송은 점포별 개별 배달로 인해 발생하던 시간·비용 낭비를 줄였습니다. 시장 내부에 설치된 ‘통합 물류센터’에서 AI가 실시간 주문 데이터를 분류·집계해 여러 점포의 상품을 한데 모아 한 번에 라이더에게 전달하고, 주문자 위치와 교통 상황을 AI가 예측해 카카오맵·네이버지도 등과 연동된 최적 경로로 신속 배송을 진행합니다. 이런 자동화 과정 때문에 상인들은 주문 확인, 포장, 전표 출력만 신경 쓰면 되고, 고객은 앱에서 실시간 배송 현황과 예상 도착 시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주문앱이 만든 시장의 새로운 풍경, 데이터와 경험의 진화
‘시장 주문앱’의 확산으로 전통시장은 IT 기반 유통 혁명기를 맞이했습니다. 판매 정보, 고객 피드백, 인기 품목 등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수원 지동시장, 대구 칠성시장 등은 자체 개발한 ‘전통시장 주문앱’ 또는 전국 연합 플랫폼(예: ‘놀러와요 시장’ 앱, 배민상회, 네이버 동네시장)과 손잡고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AI는 앱에서 이뤄진 수많은 거래, 소비자 행동 데이터, 시즌별 인기 상품, 시간대별 주문 패턴을 분석해 상인에게 맞춤형 마케팅 전략과 상품 기획 인사이트를 제공합니다. 예를 들면, “평일 오후 4~6시에 분식집 주문이 급증, 명절 직전 주말에 건어물 주문 증가”와 같이 구체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홍보 이벤트를 기획할 수 있습니다.
또한 AI는 고객 개인별 구매 이력, 선호 품목, 예산 등을 분석해 ‘오늘의 추천 장바구니’, ‘이달의 베스트 상품’, ‘동네 집밥 세트 메뉴’ 등 개인화된 제안을 해줍니다. 덕분에 고객은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찾고, 상인은 기존의 대면 장사 외에도 온라인 맞춤 판매라는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됐습니다.
주문앱에는 ‘AI 챗봇 상담’도 도입되어, 문의 대응 속도가 빨라졌고, 24시간 주문과 안내가 가능해졌습니다. 앱 내 리뷰와 평점 시스템을 통한 소통, SNS 연동을 통한 시장 단골 만들기, 기프티콘·적립금 이벤트 등 소비자 참여형 서비스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결국 시장은 ‘디지털 데이터가 쌓이고 소비자 경험이 확장되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AI 라이더 시스템의 혁신, 빠르고 안전한 마지막 한 걸음
전통 시장의 배달 혁신을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은 바로 ‘라이더 시스템’의 진화입니다. 과거에는 힘세고 빠른 장정이 시장 리어카를 끌고다니거나, 인근 생활권에만 수동적으로 배달하던 방식이 일반적이었습니다. 이제 AI는 배달 효율은 물론 안전까지 책임지는 주체로 자리잡았습니다.
부산 부평깡통시장, 인천 신포국제시장 등은 자체 또는 제휴 라이더 시스템에 AI 경로 최적화와 실시간 모니터링 도구를 적극 도입 중입니다. 라이더가 시장을 출발하면 AI는 교통 상황, 날씨, 배송 건수, 배송 거리 등 다양한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하여 최적의 순서와 경로를 안내합니다. 특히 다수의 주문을 효율적으로 배치하며, 우천·한파 등 기상 악조건이나 공휴일 혼잡 등에도 빠른 대처가 가능합니다.
또한 위치 추적 시스템, AI 기반 안전 주행 가이드, 배달 상황 실시간 고객 안내 등으로, 배달 서비스의 신뢰와 만족도를 크게 높이고 있습니다. 일부 시장은 ‘그린 배달 라이더’(전기자전거, 친환경 오토바이 등)를 도입하고, 배송 완료 후 고객 평가와 피드백을 즉각 AI로 분석해 서비스 품질 개선에도 활용합니다.
라이더 역시 AI 지원 덕분에 단가 투명화, 최적 동선, 실시간 업무 분배, 안전 교육 등 근무 환경에서의 이점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서울 마포구의 한 시장 라이더는 “예전엔 주소 찾는 건 물론, 주문이 몰리면 동선이 엉키곤 했는데, 요즘은 앱에서 다 안내가 나오니 훨씬 빠르고 안전하게 배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AI 기반 배달 서비스와 디지털 전환은 전통시장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소비자는 단 몇 번의 클릭으로 손쉽게 시장의 신선한 먹거리와 생활용품을 집 앞까지 배송받고, 상인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오가며 더 넓은 고객과 만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편리함의 확대를 넘어, 지역 상권의 경쟁력 강화, 시장 공동체의 유연한 협업, 그리고 시장을 이용하는 모두의 일상에 더 높은 만족감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AI와 시장이 만들어낼 더 스마트한 변화에 기대를 걸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