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는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5년이면 한국은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예정이다. 특히 전통시장 상인들 중 다수는 고령층으로, 이들은 몸은 노쇠해지지만 여전히 생계를 위해 시장에 나와 일을 하고 있다. 문제는 고령 상인들이 겪는 건강 문제, 안전 문제, 사회적 고립 문제를 해결할 방안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이 이들의 돌봄 문제 해결에 새로운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스마트 돌봄 서비스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고령 상인의 삶의 질을 높이고, 전통시장의 지속 가능성을 지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AI 기반 스마트 돌봄 서비스가 고령 시장 상인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고 있는지, 어떤 기술들이 적용되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AI 스마트 돌봄 서비스의 등장 배경
고령 상인들은 다른 고령층보다 건강·안전 문제가 더 복잡하다. 장시간 서서 일하거나 무거운 물건을 다루는 노동 환경, 위생 관리가 필요한 식품 판매, 시장 안팎의 혼잡한 환경 속에서 발생하는 사고 위험, 장사 때문에 병원 방문이나 건강 관리에 소홀해지는 문제 등이 대표적이다. 전통시장의 특성상 소규모 점포가 많아 상인 개개인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고, 가족이나 동료 상인의 지원도 한계가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주목받는 것이 AI 스마트 돌봄 서비스다. AI는 개인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건강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거나, 시장 내 CCTV·센서 데이터를 통해 사고 발생 시 빠른 대응을 가능하게 한다. 예를 들어, 시장 입구나 점포에 설치된 카메라와 센서는 상인의 낙상, 화재, 갑작스런 건강 이상을 탐지해 관리자나 가족에게 즉시 알림을 보낸다.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심박수, 혈압, 움직임 등을 모니터링하고, AI가 이상 징후를 감지하면 예방적 조치를 안내하는 서비스도 등장하고 있다. 이처럼 AI 돌봄 서비스는 기존의 단순 모니터링 수준을 넘어,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하고 상황별로 맞춤형 대응을 제시하는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는 고령 상인들이 보다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뿐 아니라, 전통시장 전체의 활력을 유지하는 데도 중요한 기반이 되고 있다.
스마트 돌봄 기술의 현황과 사례
현재 국내외에서 시행 중인 스마트 돌봄 서비스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건강 관리 서비스다. 웨어러블 기기, 스마트워치, AI 건강앱을 통해 고령 상인의 혈압, 혈당, 심박수 등을 측정하고 AI가 데이터를 분석해 건강 이상을 예측하거나 관리법을 제안한다. 예를 들어 ‘건강 알림 서비스’는 상인의 심박수나 혈압이 위험 수치에 도달하면 휴식이나 병원 방문을 권고하며, 가족이나 관리자에게 자동으로 알림을 전송한다. 둘째, 안전 관리 서비스다. 시장 내 설치된 AI CCTV나 환경 센서가 화재, 연기, 가스 누출, 낙상 사고를 감지해 즉시 알림을 보낸다. 일부 지역에서는 AI가 CCTV 영상을 분석해 ‘상인이 일정 시간 이상 움직이지 않을 경우’ 위험 상황으로 판단해 구조 요청을 보내는 시스템도 시범 운영되고 있다. 특히 시장처럼 좁고 복잡한 공간에서는 사람이 일일이 관리하기 어려운 부분을 AI가 대신 맡아 안전망을 구축할 수 있다. 셋째, 정서·사회적 돌봄 서비스다. AI 스피커나 챗봇은 상인들의 대화 상대가 되어주거나, 일정 알림, 날씨 정보, 뉴스 제공 등을 통해 고령 상인들의 정보 격차를 줄이고 사회적 고립감을 완화한다. 예를 들어 AI 스피커는 “오늘 비가 오니 우산 챙기세요”, “정기 건강 검진일입니다” 같은 맞춤형 메시지를 제공하며, 간단한 대화나 퀴즈를 통해 정서적 지지 역할도 한다. 이러한 스마트 돌봄 서비스들은 개별 기술의 성능뿐 아니라, 시장 내 상인들과의 신뢰 구축, 개인정보 보호, 사용 편의성 등의 문제를 함께 고려해 설계되고 있다. 단순히 장비를 설치하는 것만으로는 효과를 보장할 수 없으며, 상인 개개인의 수용성과 디지털 리터러시를 높이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앞으로의 전망과 과제
스마트 돌봄 서비스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첫째는 기술 수용성 문제다. 일부 고령 상인은 새로운 기술을 어렵게 느끼거나, 개인정보 제공에 대한 불안감을 가진다. 따라서 기기 사용법 교육, 개인정보 보호 강화,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 설계가 필요하다. 둘째는 비용 문제다. 스마트 돌봄 장비와 서비스는 설치·운영에 상당한 비용이 들며, 소규모 점포가 많은 전통시장에서는 상인 개개인이 감당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정부·지자체의 재정 지원, 민간 기업의 사회공헌 사업, 공동 구매·운영 모델 등이 검토돼야 한다. 셋째는 기술 간 연계와 표준화 문제다. 현재 스마트 돌봄 서비스는 각 시장이나 기관이 독자적으로 도입하는 경우가 많아, 데이터 연계나 통합 관리가 어렵다. 앞으로는 시장 단위, 지역 단위에서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고, AI가 보다 정교한 예측과 분석을 수행할 수 있도록 표준화된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넷째는 사회적 인식 개선이다. 스마트 돌봄 서비스는 단순히 ‘노인을 관리하는 기술’이 아니라, 고령 상인의 자립과 자존감을 지키고, 전통시장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동반자라는 점을 사회적으로 공유할 필요가 있다.
AI와 함께 만드는 따뜻한 시장
AI는 차갑고 비인간적인 기술로 여겨지기 쉽지만, 스마트 돌봄 서비스는 오히려 사람의 따뜻함을 보완하고 확장하는 역할을 한다. 고령 상인들에게 AI는 건강과 안전을 지켜주는 파트너이며, 시장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다. 앞으로 스마트 돌봄 서비스가 더 발전한다면, 고령 상인들이 더 오래, 더 건강하게, 더 행복하게 시장에서 일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단순히 한 사람의 생계 문제를 넘어, 전통시장의 활력, 지역 경제의 지속 가능성, 그리고 우리 사회의 따뜻함을 지켜내는 중요한 길이 될 것이다. 우리는 이제 AI와 함께 전통시장 속 고령 상인들의 내일을 새롭게 만들어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