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의 바람은 이제 대기업이나 IT업계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전통시장에서도 AI(인공지능)의 활용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상인들이 매일 부딪히는 세금 및 정산 업무는 오랜 시간 동안 수작업으로 진행되어 왔지만, 이제는 AI 덕분에 그 풍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AI가 전통시장 상인들의 세금·정산 업무를 어떻게 바꿔놓았는지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전통시장의 세금·정산 문제, 왜 어려웠을까?
전통시장은 오랜 역사와 사람 냄새가 물씬 나는 곳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따뜻한 정서와 달리, 상인들이 겪는 세금 및 정산 업무는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상인들은 소규모 자영업자이기 때문에 별도의 회계 담당자가 없고, 세금 신고나 부가세 계산을 스스로 해결해야 했습니다. 특히 현금 거래가 많고, 수기로 매출을 정리하다 보니 매출 누락, 잘못된 계산, 신고 누락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 쉽습니다. 게다가 국세청의 전자세금계산서나 카드 매출 정산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매달 또는 매 분기마다 세무서 문턱을 넘기가 부담스러웠습니다.
세무대리인을 고용하려고 해도 매출 규모에 비해 비용 부담이 크다는 점도 문제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상인들은 결국 엑셀이나 손계산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이로 인해 불필요한 과태료나 세금 부담을 떠안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야말로 ‘세금’은 시장 상인들에게 골칫덩이였습니다.
AI 기반 회계·정산 서비스, 어떻게 도입되었나?
최근 몇 년 사이 등장한 AI 기반 회계·정산 서비스는 전통시장 상인들의 이러한 고충을 획기적으로 개선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전통시장 상인연합회와 협약을 맺은 몇몇 핀테크 기업들은 AI 회계 앱을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상인들에게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앱들은 카드 매출, 현금 매출, 간이영수증, QR코드 결제 등 다양한 데이터를 자동으로 수집하고, AI가 이를 실시간으로 분류·정리합니다.
예를 들어 상인은 단순히 영수증 사진을 찍거나, POS(Point of Sale) 기기와 연동하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면 AI가 자동으로 카테고리를 분류하고, 해당 거래의 부가세 및 소득세를 계산해 줍니다. 매달 또는 분기마다 정산 보고서가 자동으로 생성되며, 버튼 한 번만 누르면 국세청 신고 파일까지 만들어줍니다. 특히 AI는 과거 데이터와 비교해 매출 추이를 분석하고, 비정상적인 거래나 누락 가능성이 있는 부분을 알려주기 때문에 상인은 복잡한 세무지식을 몰라도 안정적으로 세무업무를 처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일부 서비스는 AI 챗봇을 통해 “올해 내가 낼 세금은 얼마일까?”, “이번 달 매출이 지난달보다 얼마나 늘었나?” 같은 질문에 실시간으로 답해 줍니다. 이렇게 친근한 인터페이스 덕분에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 상인들도 큰 어려움 없이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변화가 가져온 효과와 앞으로의 전망
AI가 전통시장 상인들의 세금·정산 업무에 도입된 후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시간 절약’과 ‘실수 방지’입니다. 과거에는 하루 장사 끝나고 집에 돌아가서 매출을 일일이 계산하고, 세무 문제 때문에 머리를 싸매야 했던 상인들이 이제는 자동화된 시스템 덕분에 훨씬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한 상인은 “예전에는 세금 신고 기간만 되면 잠이 안 올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이제는 알아서 정리해주니까 훨씬 편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세무 신고의 정확성이 높아지면서 불필요한 과태료나 가산세를 내야 하는 사례도 크게 줄었습니다. AI가 거래 데이터를 빠짐없이 챙기고, 신고서까지 자동으로 작성해주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상인들의 신뢰를 높였고, 전통시장 전체의 경쟁력 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현금 거래가 여전히 많은 시장에서는 POS 연동률이 낮아 AI가 모든 거래를 추적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또한 고령 상인들 중 일부는 여전히 스마트폰이나 앱 사용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어, 교육과 지원 프로그램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가 전통시장에 가져올 미래는 매우 밝습니다. 향후 AI는 단순한 정산과 세무 처리를 넘어서, 상권 분석, 고객 관리, 맞춤형 마케팅까지 지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미 일부 시장에서는 AI가 고객 구매 패턴을 분석해 추천 상품을 제안하거나, 재고 관리를 최적화해주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혁신은 전통시장이 단순히 ‘낡은 장소’라는 이미지를 벗고, 현대적인 경쟁력을 갖춘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입니다.
AI는 대기업이나 테크 기업만을 위한 기술이 아닙니다. 이제 전통시장 상인들조차도 AI의 도움으로 복잡하고 부담스러운 세금·정산 업무에서 해방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업무 혁신을 넘어, 전통시장의 경쟁력 강화와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변화입니다. 앞으로도 AI가 전통시장에 더 깊숙이 스며들어, 상인들이 장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길 기대해봅니다. 전통시장 상인들의 하루하루가 더 편안하고, 더 풍성해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