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혁신의 물결이 우리 일상은 물론, 오랜 세월 변하지 않았던 전통시장에도 조금씩 스며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술 변화의 속도를 체감하며 먼저 당황해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시장의 큰 어른, 고령 상인들입니다. 스마트폰 사용에도 익숙하지 않은 상인들에게 갑작스러운 ‘AI 시대’는 부담스럽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전국 곳곳에서는 고령 상인들을 위한 AI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이 차근차근 시행되어, 실질적 변화를 이끌고 있습니다. 오늘은 프로그램의 실제 현장,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변화한 상인들의 이야기를 따라가 보겠습니다.
‘나도 할 수 있다’ – 문턱을 낮춘 AI 교육 현장
전통시장의 고령 상인은 평균 60대 이상입니다. “스마트폰도 겨우 전화만 쓸 줄 알아요”, “영어 쓰는 화면만 봐도 숨이 막힌다”는 목소리가 낯설지 않습니다. 과거의 성공 방식이 더는 통하지 않는 세상, 디지털 격차는 곧 생존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장에서의 AI 교육은 단순한 ‘강의’가 아니라, 실질적 변화를 위한 ‘동행’이어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최근 AI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들은 철저하게 상인의 ‘눈높이’에서 출발합니다. 서울 광장시장의 ‘AI 똑똑이 상인학교’, 대구 칠성시장의 ‘AI 디지털은 내 친구’ 프로그램, 부산 자갈치시장의 ‘할매·할배 특화 디지털교실’이 그 대표 예입니다. 모두 시장 현장에 직접 찾아가는 ‘찾아가는 교육’, 1:1 밀착 코칭, 기본 용어부터 차근차근 배우는 ‘기초반’ 개설 등 문턱을 낮추는 데 중점을 둡니다.
교육은 스마트폰 켜고 끄기부터 사진 찍어보기, 네이버/카카오 지도 사용하기 등 기본기부터 시작해, AI 챗봇 활용, 무인 결제기 사용, 모바일 전단지 만들기 등 실용적인 단계로 이어집니다. ‘AI 무인 포스기’ 경험 부스, ‘가상 고객 주문’ 시뮬레이션처럼 몸으로 체득하는 활동도 빠뜨리지 않습니다. 수업 중 모르는 건 ‘반복 학습’과 ‘1대1 멘토링’으로 해결하며, “한 번이 아니라 필요할 때 언제든 불러라”는 지속 지원 체제를 마련한 곳도 많습니다.
교육 현장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올해 75세, 일흔이 넘어서 처음으로 스마트폰 문자 메시지 보내 붙잡는 박 사장님’의 환한 미소, “처음엔 겁났는데, 이제 재미있다”며 친구와 함께 AI를 배우는 분들의 모습입니다. ‘배우는 것 자체가 용기’라는 메시지가 자연스럽게 시장 골목골목에 퍼지고 있습니다.
AI와 함께 달라진 상인들의 하루 – 실제 변화 사례
AI 교육 후 달라진 상인들의 하루는 어떨까요? 직접 현장을 찾아 목소리를 들어본 결과, 약간의 두려움을 극복한 순간부터 작지만 큰 변화들이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부산 자갈치시장의 김옥순(68) 할머니는 “예전엔 손님이 카카오페이 달라면 어렵다, 우리 가게는 안 된다고 보내곤 했는데, 이제는 QR코드도 척척 찍어주고, 모바일 결제를 받아요. 젊은 손님도 다시 찾아오는 걸 느껴요.”라고 전합니다. 이처럼 단순히 기술 하나를 익힌 것이 아니라, 상인 본인의 자신감이 달라졌음을 보여주는 변화입니다.
서울 경동시장의 이미자(72) 사장님은 ‘AI 사장님 프로그램’을 통해 무인 결제 단말기를 처음 도입했습니다. “예전엔 현금·카드 둘 다 정신없이 받아 적다 실수도 잦았는데, AI 녹음 안내 기능이나 자동 정산 화면이 너무 편해요. 무거운 장부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어져서 다리도 덜 아프고, 장사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죠.”
또 광주 양동시장의 이정수(66) 사장님은 AI 챗봇 도우미를 배워 실제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예전엔 손님이 전화로 뭐 있냐고 물을 때마다 바빠서 대충 답해주기 일쑤였는데, 이제는 카카오톡이나 챗봇으로 문의가 오면 빠르게 상품 사진도 보내고, 품목별 가격도 안내해줘요. 주변 상인들도 비슷하게 따라하는 걸 보니, 시장 분위기가 아주 달라졌어요.”
이렇듯 AI 맞춤형 교육을 완료한 뒤 상인들이 얻는 변화는 단순한 기능 사용의 편리함을 넘어서, 손님과의 소통 방식, 자신의 일에 대한 태도, 심지어 시장 상점의 생존력 강화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배우고 나누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다 – 후기와 성장 과정
무엇보다 큰 변화는 ‘배운 사람이 다시 선생님이 된다’는 점입니다. 교육을 마친 뒤 수료자들 중 일부는 ‘AI 리더 상인단’으로 임명되어, 주변 동료 상인들에게 직접 기술을 가르치기도 합니다. 낮은 문턱의 반복 교육과 멘토링이 이어지니, 교육 효과와 만족도는 이전의 일회성 강의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습니다.
예를 들어, 대구 칠성시장의 AI 교육 수료생 정남영(70) 상인은 “나 같은 노인네들이 뭘 하겠냐 싶었는데, 배워보니 그렇게 어렵지 않더라고요. 이제 동료한테 QR결제 방법을 읊어줄 정도가 됐어요. 이젠 두려움이 아니라, 서로 서로 묻고 배우는 분위기가 됐습니다.”라고 이야기합니다.
부산 자갈치시장에서는 교육의 마지막 날 ‘디지털 장터 데이’를 개최하여, 교육을 마친 상인들이 손수 만든 모바일 전단지를 직접 배포하고, 챗봇 상담을 통해 고객 문의를 실시간으로 해결하는 체험 행사를 열었습니다. “젊은 상인들도 인정할 만큼 할매, 할배들도 이젠 스마트해졌다”는 호평과 함께, 실제 판매량이 행사 전보다 15% 이상 늘어나는 눈에 띄는 효과도 거두고 있습니다.
실패와 시행착오도 분명 존재합니다. 스마트폰을 한 번에 잃어버리거나, 앱을 실수로 삭제해 곤란을 겪는 경우, AI 단말기 업데이트 오류, 챗봇 프로그램의 일시적 오작동 등, 다듬어야 할 숙제도 많습니다. 하지만 고령 상인들은 혼자가 아닌 또래 동료, 젊은 멘토, 그리고 프로그램 운영진과 함께라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과거엔 ‘난 안 돼’란 생각이 컸지만, 이젠 ‘할 수 있다’는 용기와, 변화에 맞서 도전하는 긍지가 더 커졌다”는 점이 가장 값진 변화로 남습니다.
전통시장 고령 상인들을 위한 AI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은 단지 ‘새로운 기술 한두 개’만을 가르치는 과정이 아닙니다. 그것은 삶의 방식, 일터의 문화,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까지도 함께 변화시키는 계기입니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용기’는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값진 자산입니다. 시장에 흐르는 따뜻함이 AI 혁신과 어우러질 때, 우리의 전통시장은 더 건강하고 활기차게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