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는 누구에게나 낯설지 않은 단어입니다. 그러나 실패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자세로 마주하느냐에 따라 인생의 방향이 바뀔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저 역시 실패를 수없이 경험해왔고, 그때마다 나 자신을 질책하거나 회피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점차 실패를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고, 그것이 제 삶의 태도를 바꾸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읽은 몇 권의 책에서 얻은 ‘실패를 대하는 자세’에 대한 배움을 정리하고, 그로 인해 생긴 변화들을 나누고자 합니다.
실패는 끝이 아닌 과정이라는 깨달음
가장 먼저 저의 실패 인식을 바꿔준 책은 『실패를 공부하는 시간』이라는 책입니다. 이 책은 사회가 ‘성공’만을 조명하는 방식에 질문을 던지며, 실패를 두려움이 아닌 자산으로 받아들이는 시각을 제안합니다. 그중에서도 인상 깊었던 문장은 “실패는 계획에 없던 길이지만, 반드시 지나야 하는 길이다.”라는 문장이었습니다. 이전까지 저는 실패를 하나의 ‘결과’로 인식했습니다. 어떤 일에 실패했다는 것은 끝이라는 의미였고, 그 이후를 상상하는 것 자체가 두려웠습니다. 그러나 이 문장을 통해 실패가 단순히 끝나는 지점이 아니라, 새로운 국면의 시작점이 될 수 있음을 배웠습니다.
실패를 하나의 ‘과정’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하면서부터 삶의 흐름이 달라졌습니다. 일례로 저는 대학 시절 공모전에 몇 차례 도전했지만 번번이 떨어졌습니다. 당시에는 내가 실력이 없어서, 운이 나빠서라고 생각하며 좌절했고, 이후 도전조차 포기한 경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후 다시 도전해보자는 마음을 갖게 만든 것은 책이었습니다. 『실패의 본질』이라는 책에서는 일본 제국군의 역사적 실패 사례를 통해 실패를 분석하고,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태도를 강조합니다. 이 책은 실패를 ‘반성 없는 반복’이 아닌 ‘이해와 분석을 통한 진보’로 전환시키는 관점을 보여줬습니다. 단순히 감정적으로 무너지기보다, 실패의 원인을 정리하고 다음 기회를 위한 디딤돌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실패 앞에서 자신을 보호하는 법
실패를 두려워하는 이유 중 하나는 ‘자기 비난’에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실패한 순간 자신을 무능하다고 단정 짓고, 자기 존중감을 잃어버립니다. 저 역시 그렇습니다. 작은 일에 실수하더라도 "왜 나는 항상 이 모양이지"라는 식의 자기 비난을 반복했습니다. 그런데 『회복탄력성』이라는 책에서 읽은 문장이 제 인식을 전환시켰습니다. “회복탄력성은 실패를 피하는 능력이 아니라, 실패 후에도 나를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 힘이다.” 이 문장을 읽고 나서야 비로소 실패는 실력의 부족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정상적인 경험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책을 통해 저는 자기 연민이 결코 나약함이 아니며, 오히려 자신을 지켜내는 강력한 방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기 자신과 잘 지내는 법』에서는 자기 비난의 루프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실패했을 때 마치 친구를 위로하듯이 스스로에게 다정하게 말하는 것입니다. “괜찮아, 누구나 그런 실수는 해.”, “이건 네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냥 안 맞았던 거야.” 이런 문장을 처음에는 어색하게 느꼈지만, 반복하다 보니 내면의 대화가 달라졌습니다. 이제는 실패했을 때 자신을 채찍질하기보다는, 잠시 앉아 마음을 쓰다듬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여유가 생겼습니다.
실패를 통해 나를 알아가는 과정
책 『나에겐 아무것도 아닌 일이 누군가에겐 전부일 수 있다』에서는 실패의 경험을 통해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는 여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실패는 우리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되묻게 한다.” 이 문장을 읽으며 저 역시 과거의 실패들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내가 정말 원했던 것인지, 아니면 단지 남들이 가는 길을 따라간 것인지 말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진짜 나’에 대해 다시 정의하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예를 들어, 과거에 제가 한 번은 큰 회사를 목표로 취업을 준비한 적이 있습니다. 스펙을 쌓고, 자소서를 쓰고, 면접을 보며 오랜 시간을 투자했지만 결국 최종에서 떨어졌습니다. 그때는 정말 좌절감이 컸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저는 그 일을 진심으로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안정적인 미래를 갖고 싶다는 사회적 기대와 비교에서 비롯된 욕망이었습니다. 책 속 문장을 곱씹으며 저는 비로소 실패를 통해 진짜 나의 욕망을 구분해내고, 삶의 방향을 조금씩 바꾸어 나갈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일의 격』이라는 책에서는 실패한 사람일수록 그 일을 ‘어떻게’ 해왔는지가 드러난다고 말합니다. 결국 실패의 경험은 단순히 ‘못 해낸 일’이 아니라, 나의 태도와 가치관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자산이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책에서 이런 관점을 접하면서 저는 실패를 더 이상 부끄럽게 숨길 일이 아니라, 당당히 꺼내놓고 나눌 수 있는 이야기로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실패를 삶의 일부로 인정하는 용기
우리는 모두 실패를 겪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그 실패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삶은 아주 다르게 흘러갑니다. 저는 책을 통해 실패에 대한 감정과 인식을 바꾸었고, 그것이 제 인생에서 큰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이제 실패는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배움과 성장을 위한 하나의 단계로 여겨집니다. 책 속 수많은 문장들이 그렇게 말해주었기 때문입니다. “실패는 실패하는 법을 배우는 일이다.”라는 문장은 그 모든 과정을 요약해주는 문장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저는 실패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실패는 예전과는 다르게 제게 다가올 것입니다. 이제는 실패 후에도 나를 탓하지 않고, 배움을 찾고, 다음 발걸음을 준비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실패는 아프지만, 동시에 인간적인 경험입니다. 그리고 책은 그 아픔을 이해하고 치유할 수 있도록 돕는 훌륭한 동반자입니다.